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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현의 生각] ‘전참시’ 속 신현준의 ‘기봉이 인사’를 보며

기사승인 2018.07.11  14:5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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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봉이 인사’라는 말이 내포하는 ‘우리 사회 속’ 다름... 우린 때로 ‘비관론자’ 되어야

▲ 배우 신현준이 최근 방송된 MBC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 '맨발의 기봉이'의 기봉이를 재연했다 ⓒ방송화면 캡처

[베프리포트=김주현 기자] 배우 박정민은 최근 ‘그것만이 내 세상’이란 영화에서 서번트증후군을 가진 사람을 연기했다. 그는 이 영화 인터뷰를 위해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늘 “서번트증후군을 가진 사람과 그 가족들이 ‘자신의 연기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에 대해 고민했다”고 말했다. 또 “영화를 준비할 때 세운 원칙이 있다. (서번트증후군을 가진) 그 분들과 복지사 분들이 불쾌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었다”고도 덧붙였다.


박정민의 인터뷰를 보고 MBC ‘전지적 참견 시점(이하 전참시)’이 떠올랐다. 최근 게스트로 출연한 신현준은 ‘전참시’에서 영화 ‘맨발의 기봉이’를 언급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언급 당했다.’ 신현준이 그간 연기해온 다양한 역할에 대해 이야기하던 중, 한 패널이 “기봉이도 있고”라고 운을 떼자 그는 “기봉이는 왜 꺼냈어”라고 타박한다. 그러자 이영자, 송은이 등은 “기봉이 인사 한 번 해달라”고 부탁한다.

‘기봉이 인사’란 무엇인가. 우리는 누군가의 인사를 보고 ‘김철수 인사’, ‘홍길동 인사’라고 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기봉이 인사’라는 말이 낯설게 다가왔다.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어딘가 불편한 인사’였다. 말을 더듬고, 부자연스러운 시선 처리가 돋보이는 그런 인사 말이다. 실제로 신현준은 “안녕하세요, 신현준이에요”라고 말하면서 눈을 치켜뜨고 과장스럽게 더듬었다.

신현준의 이런 ‘기봉이 인사’를 본 이영자, 송은이, 유병재 등은 허리를 뒤로 젖히며 숨이 넘어가도록 웃었다. 제작진은 이러한 장면이 나간 뒤 “현준의 넘치는 개그 열망”이란 자막을 내보냈다.

▲ MBC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 '맨발의 기봉이' 속 기봉이를 따라하는 신현준 ⓒ방송화면 캡처 

누군가는 이게 왜 ‘불편’하냐고 묻는다. 자신이 맡았던 캐릭터를 다시 한 번 보여준 것뿐이라고 대신 설명한다. 그러나 미처 의식하지 못하고 하는 사소한 행동들이 누군가에게는 상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더듬거리면서 자신의 의견을 전하고자하는 지체장애인을 실제로 대해본 적이 있는가? 그들이 말하는 ‘기봉이 인사’는 지체장애인들의 솔직한 ‘표현 수단’이다.

“기봉이처럼 해달라”는 것은 “지체장애인처럼 행동해달라”는 말과 별반 다르지 않다. “누구처럼 해달라”는 말은, 그 ‘누구’가 우리와 다르다는 사실을 내포하고 있다. 우리와 같은 사람의 행동을 보는 것은 재미가 없기 때문이다. 우리와 다르게 말하고, 다르게 인사하는 ‘기봉’이가 우스꽝스럽다는 것을, 개그맨인 양세형과 이영자, 송은이가 모를 리 없었다.

우리 사회는 ‘다름’을 인정하지 않으려고 한다. 다르면 신기하게 보고, 또 ‘틀렸다’고 본다. ‘기봉이’가 우리와 달라 신기하고, 틀린 게 아니다. 오히려 틀린 것은 ‘전참시’다. 우리 사회에서 ‘다름’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전참시’는 ‘기봉이 인사’를 통해 낱낱이 보여주고 있었다.

‘전참시’에서 방송된 것처럼 신현준은 1990년 데뷔 후 수많은 작품에서 수많은 캐릭터를 연기했다. 다른 패널 중 아무도 신현준에게 ‘킬러들의 수다’ 상연 역을 재연해달라고 하지 않았다. ‘가문의 위기’의 장인재 식 인사를 해달라고 하지 않았다.

“낙관론자와 비관론자는 모두 사회에 기여한다. 낙관론자는 비행기를 만들고, 비관론자는 낙하산을 만들기 때문이다”라는 영국의 속담이 떠올랐다. 신현준을 비롯한 ‘전참시’ 패널들이 악의가 있었을 거라 보지는 않는다. 그저 ‘낙관론자’로서 누군가를 따라함으로써 웃음을 주고 싶었을 거라고, 그렇게 믿는다. 하지만 우리는 때론 ‘비관론자’가 되어야만 한다. 그래야 건강한 사회가 된다.

김주현 기자 kjkj803@beff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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