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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F TALK] ‘미스터 션샤인’ 이정은 “‘함블리’, 적극적 여성상 필요로 하는 시대의 힘”① (인터뷰)

기사승인 2018.10.09  00: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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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은, ‘미스터 션샤인’서 ‘함안댁’ 역으로 호연... 시청자들 ‘함블리’로 불러

▲ '미스터 션샤인'에서 함안댁 역을 맡았던 배우 이정은이 드라마 종영을 기념해 베프리포트와 만났다 ⓒ화앤담픽쳐스

[베프리포트=김주현 기자] 인터뷰의 어원인 앙트르뷔(entrevue)는 프랑스 고어 서로(entre)와 보다(voir)의 합성어라고 한다. 인터뷰어와 인터뷰이가 주제를 놓고 대화하는 행위를 뜻한다. 인터뷰에 관해 배울 때 왜 만나나, 내가 누구인가, 그가 누구인가에 관해 이야기한다. 앞의 것은 본질에 관한 부분이고, 다음 것은 기자 신분의 문제이며, 나중 것은 그에게 꼭 듣고 싶은, 가장 적합한 이야기를 찾아내라는 주문이다.


지난 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이정은은 올해 인터뷰했던 수많은 스타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을 여러 번 했다. ‘미스터 션샤인’에서 ‘함안댁’ 역을 맡았던 그는 ‘함안댁’이 이 시대에 어떤 울림을 주는지, 배우는 어떤 소명을 가져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작품 종영 후 인터뷰를 왜 하는가에 대한 해답을 명확하게 제시한 것이다.

그는 ‘아는 와이프’에선 서우진 (한지민 분)의 엄마 이은미 역을 맡았다. ‘미스터 션샤인’에선 조선 최고 사대부 애기씨 고애신(김태리 분)을 모시는 유모 함안댁을 연기했다. 특히 ‘미스터 션샤인’에서 정감 넘치는 사투리와 푼수 끼, 특유의 발랄한 에너지로 ‘함블리(함안댁+러블리)’란 별명을 얻은 그는 “내가 사랑스러운 사람이라는 걸 새삼 느꼈다”면서 “그런 호칭을 들을 줄 몰랐는데 그렇게 불러주시니 좋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래도 ‘함블리’란 별명은 사회적인 변화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제가 극 중 김태리를 지켰던 것처럼, 든든한 조력자를 원하는 여성들의 기운이 점점 높아진 거죠. 듬직하고 적극적인 여성상을 필요로 하는 시대의 힘이에요. 내 연기가 좋았다기보다는 그저, ‘함안댁’이란 캐릭터와 콘텐츠의 힘인 거죠. 시대 배경과는 달리 함안댁은 굉장히 현대적인 여성이에요. 옛날에는 저 같은 여자 배우들이 없었어요. 이젠 여자 배우에게도 개성 있는 얼굴이 먹히는 거죠.”

▲ '미스터 션샤인'에서 함안댁 역을 맡았던 배우 이정은이 드라마 종영을 기념해 베프리포트와 만났다 ⓒ윌엔터테인먼트

이정은은 ‘함블리’란 애칭을 본인의 공으로 돌리지 않았다. 대신 적극적이며 당찬, 주체적인 여성 캐릭터를 그려준 김은숙 작가의 필력을 칭찬했다. “대본에 숟가락만 얹었다”며 손사래 친 그는 “배우로서 이러한 연기를 하는 게 참 뿌듯하다”면서 “(이러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어떻게 보면 이 시대는 위로, 독려가 필요한 것 같아요. 너무 각박하기도 하고, 지금 경제난도 심각하고, 또 빈부격차도 심해지고 있어요. 물론 배우가 이걸 해결할 순 없어요. 다만 이렇게 힘들 때 에너지를 전달해줄 배우로 남는다면 최고겠죠. 그런 긍정적인 영향력을 끼치고 싶어요.”

그간 각종 드라마와 영화에서 ‘지나가는 아줌마1’, ‘OO의 엄마’ 등으로 등장했던 이정은은 여성 캐릭터에 ‘이름’이 붙는다는 그 자체가 대단한 변화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리고 그렇게 평범한 사람들이 조명을 받을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저는 늘 ‘아줌마1’, ‘누구누구의 엄마’라는 역할을 연기했어요. 이름을 가진 적이 별로 없어요. ‘아는 와이프’에서도 이은미란 이름을 갖고 있었지만, 그 이름이 극에 딱 한 번 등장했을 거예요. 인물소개에도 한지민의 엄마라고 나오죠. 누구는 이름이 있고 없는데, 이제는 그 없는 사람들이 조명을 받을 때가 된 것 같아요. ‘미스터 션샤인’에서도 ‘함안댁’이었죠. ‘함안 지역의 그녀’란 뜻이지만, ‘함블리’이라는 별명을 얻고 주목을 받게 되어 기뻤어요.”

▲ '미스터 션샤인'에서 함안댁 역을 맡았던 배우 이정은이 드라마 종영을 기념해 베프리포트와 만났다 ⓒ윌엔터테인먼트

그는 인터뷰에서 “학생 시절, 데모(학생 시위)에 참가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름 없는 의병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미스터 션샤인’에 관해 이야기하던 중이었다. 그의 필모그래피를 살펴보면 역사적, 사회적인 문제를 다룬 작품이 유독 눈에 띈다. 영화 ‘변호인’과 ‘택시운전사’ 등이 그러하다.

이정은은 “학생 때 데모를 했던 영향이 없지 않아 있을 것”이라면서 “‘조국’이란 단어는 나이를 먹을수록 뜨거워지는 것 같다. 제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하는 순간 책임이 커지는데, 그 책임을 느끼는 게 좋다. 이러한 말을 한다는 자체가 잘난 척일 수도 있지만, 배우는 문화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책임을 느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정은은 “사회적으로 논란이 된 작품을 보며 생각하는 바가 많다”고 했다. 수준이 높아진 시청자, 관객은 작품을 그냥 보지 않는다. 비판하고, 감상한다. 창작자들이 미처 챙기지 못했던 오류들을 정확하게 짚어낸다. 이러한 사회 흐름에 대해 이정은은 “‘여혐(여성혐오)’ 요소가 있는 작품을 보면서 웃기도 했었다. 시청자들이 짚어내는 논란을 보고 깨달은 바가 많다”며 “창작자 입장에선 힘들어질 수 있겠지만, 그건 (창작자들이) 겸손하게 수용해야 한다”고 소신을 전했다.

한편, 이정은은 두 작품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자마자 차기작을 결정했다. JTBC ‘눈이 부시게’가 바로 그것.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채 써보지도 못하고 노인이 돼버린 25세의 여자와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스스로 내던지고 무기력한 인생을 살아가는 26세의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시간이탈 판타지 로맨스 ‘눈이 부시게’는 내년 1월 방송 예정이다. 

김주현 기자 kjkj803@beff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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