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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F TALK] ‘60일, 지정생존자’ 이준혁 “박무진과 싸우기 전, 오영석과 싸웠죠”① (인터뷰)

기사승인 2019.08.27  00: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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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영석과 다른 삶 살았기에 중간 지점 찾으려고 노력했어요”

▲ 배우 이준혁이 '60일, 지정생존자' 종영을 기념해 베프리포트와 만났다 / 사진: 에이스팩토리 제공

[베프리포트=김주현 기자] “이 대본이 아주 매니악하다고만은 느끼지 않았어요. 충분히 대중들이 좋아할 요소가 있다고 생각했죠. 정치 드라마이긴 하지만, 아주 깊게 파고들어서 대한민국의 폐부를 드러내는 작품은 아니었잖아요. 좋은 배우 분들, 믿을 수 있는 스태프 분들과 함께라면 세련된 작품이 나올 수 있을 거란 기대가 있었어요.”


지난 22일 오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이준혁은 tvN ‘60일, 지정생존자(연출 유종선·극본 김태희·제작 스튜디오드래곤, DK E&M)’를 되돌아보며 이렇게 말했다. ‘60일, 지정생존자’는 갑작스러운 국회의사당 폭탄 테러로 대통령을 잃은 대한민국에서 환경부 장관 박무진(지진희 분)이 60일간의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지정된 후 테러의 배후를 찾아내고 가족과 나라를 지키며 성장하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이준혁은 극 중 권력욕으로 똘똘 뭉친 오영석을 연기했다. 폭탄 테러에서 기적적으로 생존하며 국민들의 지지를 받지만, 이를 이용해 정치에 뛰어들어 권력을 휘두르는 인물. 폭탄 테러의 배후로서 박무진과 대립하는 악역이었다.

▲ 배우 이준혁이 '60일, 지정생존자' 종영을 기념해 베프리포트와 만났다 / 사진: 에이스팩토리 제공

그는 “박무진과 싸우기 이전에 스스로와 싸웠다”고 말문을 열었다. 실제로 테러 배후에 서본 적 없기에 또 정치를 해본 적이 없기에 인간적으로 최대한 비슷한 면을 꺼내어 연기하려고 했기 때문이란다. 인간 이준혁, 배우 이준혁, 그리고 새로 만난 캐릭터 오영석 그 어디쯤에 서야 하나 고민했던 그는 “대본에 충실하되 배우의 개성이란 게 있지 않나. 작품 홈페이지에 보면 오영석이란 인물의 소개글이 있지만, 사실 빠진 내용이 더 많다. 오영석의 결핍된 부분을 찾아나가려고 애썼다”고 회상했다.


“저와 오영석은 너무 다른 인물이에요. 배우와 캐릭터는 마치 함께 손잡고 여행을 떠나듯 몇 개월 함께 하지만, 그 처음은 어렵죠. 오영석이란 인물이 갖고 있는 것도 수용해야 하고, 제 개성도 넣어야 하니까요. 글과 배우가 만나는 지점이 필요했어요. 그래서 인간적인 면에서 공통점을 찾으려고 했어요. 인간의 본성, 그 출발점을 찾는 게 중요한 것 같더라고요. 오영석은 해군사관학교 출신의 정치인인데, 저는 그런 삶을 살지 못했잖아요. 배경엔 뭐가 있을까 생각해봤죠.”

그는 “드라마는 결국 재미가 있어야하지 않나. 재미가 있으려면 캐릭터가 작품에 맞게 역할 해야 한다. 오영석의 역할은 긴장감을 유발하는 것이었다. 저는 서사보다 긴장감을 유발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60일, 지정생존자’는 오영석보다 박무진에게 초점이 맞춰져있는 작품이었다. 오영석의 인간적인 면을 아주 파고들어 접근하다기보다는 박무진의 성장을 돕는 캐릭터로서 작용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 배우 이준혁이 '60일, 지정생존자' 종영을 기념해 베프리포트와 만났다 / 사진: 에이스팩토리 제공

“다시 말하자면 오영석은 이미지적인 캐릭터죠. 박무진을 빛, 오영석을 그림자라고 해볼까요? 빛과 그림자가 만나는 순간 어둠은 약해져야 해요. 박무진이 어둠을 밟고 성장하는 동안 오영석은 사라져야 해요. ‘60일, 지정생존자’가 특이했던 것 중 하나가 주요 인물들이 수동적인 캐릭터였다는 거예요. 박무진도 처음에 왜 자기가 권한대행이 됐는지, 이 상황에 놓였는지 모르고 시작하잖아요. 오영석도 마찬가지예요. 자기가 왜 그렇게 열심히 뛰었는지 몰라요. 이건 넓게 보면 ‘60일, 지정생존자’가 갖고 있는 일종의 메시지라고 생각해요. 오영석 개인의 서사라기보다는 박무진이 좋은 정치인으로 성장해나가는 데에 도움이 되는 캐릭터니까요.”

‘비밀의 숲’ 서동재, ‘신과 함께’ 박 중위… 배우 이준혁의 ‘인생 캐릭터’라 꼽히는 배역들이다. 시청자들은 ‘60일, 지정생존자’가 이준혁의 인생 캐릭터를 또 한 번 바꿨다고 입을 모은다. 공교롭게도 모두 악역. 그는 “보통 ‘수상한 삼형제’를 기억해주시곤 하는데, 요즘 악역을 많이 해서 그런 것 같다”고 웃으면서 “‘60일, 지정생존자’라는 가장 최근 작품이라는 게 의미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저에게 ‘60일, 지정생존자’가 어떤 의미냐고요? 음, 그냥 가장 최근 작품인 걸로. (웃음) 사실 좋은 환경에서 시청자 분들도 좋아해주신 드라마가 나왔다는 게 의의인 것 같아요. 정치 드라마치고 아주 좋았던 시청률도 그렇고, 즐거웠던 촬영 현장도 그렇고, 내외적으로 다 좋았거든요. 시청자 분들에게도 너무 감사드려요. 우리가 얼굴을 맞댄 건 아니지만, ‘60일, 지정생존자’라는 작품을 통해 대화를 나눴다고 생각해요. 좋은 추억으로 남는 드라마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김주현 기자 kjkj803@beff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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